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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 비유창성과 말더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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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몸짓과 표정만으로도 가능하지만 가장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언어’ 일 것이다.
이같이 가장 기본이 되는 언어표현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유아기에 잡아주지 못하면 성인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부모나 교사 모두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한다. 이루어진다?! 그렇다. 이루어진다. 그것은 바로 자기최면술과 비슷한 원리이다.
아이들이 태어나 옹알이를 하고, 엄마, 맘마 같은 간단한 단어를 시작하며 말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두 돌이 되어 단어를 연결시키기 시작하면 이후 언어폭발시기를 거쳐 하루가 다르게 말을 배워간다. 이 때 아이들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일상 대화 중간에 말을 더듬는 일이 흔히 나타나는데, 이를 정상적인 비유창성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말더듬 현상의 빈도가 발달상 나타나는 정도를 넘어 심리적인 부담을 갖게 되면 이를 말더듬이라고 지칭하게 된다.
아동기 발병 유창성 장애는 소위 말 더듬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이는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말더듬이라 일반 사람들에게 언어장애라고 하면 그것이 곧 말더듬만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학학학학 학교”라고 같은 소리나 음정을 반복하는 것이 대표적인 것이고, “초오오오오등 ㅎㅎㅎㅎ 학교에···”처럼 자음 또는 모음 등의 음소를 길게 늘여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 밖에도 “내가 음··· 어린이집에 저기 어~ 갔는데”처럼 말하는 동안 다른 단어 또는 다른 소리를 웅얼거려 말이 끊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말 더듬은 특정 단어에만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어 그 단어를 다른 말로 돌려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마트”을 말할 때 말 더듬는 아이가 “물건 많이 파는 곳에 가면”이라고 바꿔서 말하는 경우를 이른다.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한 목사님은 ‘공동체’라는 말을 할 때마다 말 더듬는 일이 반복되어 설교 시 공동체를 언급해야 할 때, ‘함께 하는 모임’으로 대처해서 설교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유창성 장애는 언어발달 시기에 많은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연령에 비해 정상적으로 유창하게 말을 하지 못하며 말할 때 어려움을 보이는 증상이 간단히 나타나고 사라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는 말을 하는 상황에서 불안을 유발하거나 의사소통, 사회적 활동 참여, 학업 및 직업 수행 등에 제한이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아동기 발병 유창성 장애는 일반적으로 2~7세 사이에 점진적으로 또는 갑자기 나타나는데, 이 장애의 80~90%는 6세경까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연구도 있다. 장기적인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이 장애를 보이는 아동의 65~85%는 말 더듬 증상이 점차 회복된다. 며칠이나 몇 주 동안 말을 더듬다가 갑자기 더듬을 멈추거나 점차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잦아든 후 대개는 다시 말더듬이 일어나지 않지만 오히려 다시 강력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말더듬은 모든 계층에서 발견되곤 하는데, 역사적으로 철학자, 정치가, 왕족, 작가 그리고 과학자들에서도 말을 더듬은 사람이 있다. 아이작 뉴턴경과 윈스턴 처칠, 그리고 조지 6세 영국국왕도 말을 더듬은 사람이었다. 조지 6세 국왕의 실화는 영화 킹스 스피치로 제작되기도 했다. 말더듬의 남자와 여자 발생비율은 4:1로, 남자가 4배 더 많고 회복 비율은 여아가 남아보다 높다.
말더듬의 원인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유전적, 발달적, 환경적, 심리적 요인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세 이전에 나타나는 말더듬은 주로 유전적, 기질적 요인에 영향을 받고, 3세 전후에는 언어 습득 등의 발달 과정에서 다소의 비유창성이 나타나며, 5~8세경에는 유창하지 않은 아동의 말에 대한 주위의 비판 등 환경적인 영향이 만성적인 말더듬 요인이 된다. 그 이후에는 말더듬으로 인한 좌절과 당황 등 심리적 요인이 의사소통의 부정적인 감정과 태도를 강화시켜 더욱 심하게 된다.
말을 더듬는 아동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무례하게 대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비난하거나 유창하게 말하도록 더 노력하라고 재촉하는 우를 범한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로부터 놀림, 이따금 낯선 사람들이 놀라워하거나 안쓰럽게 보는 것, 조바심으로 쳐다보는 것이 아이의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 만 3세 아동은 자신이 말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지만 그 모르는 상태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말을 더듬는 아동과 함께 노는 친구들은 무언가를 말할 것이고, 흉내 낼 것이고, 말하기 어려운 단어를 더듬을 때 주변으로부터 그 단어를 대신 말하게 하는 상황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렇게 말더듬 증상은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원 생활이나 이후 학교생활은 물론이고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렇게 직업적, 사회적 적응에 지장을 초래하기에 자연적인 비유창성이 발달과 함께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부모들은 2~7세 유아와 대화를 할 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눈 맞춤을 하며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줄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바빠서 옷을 입으며, 동시에 어떤 무언가를 하는 분위기로 조급함을 표현하면 아이도 덩달아 급한 마음에 빨리 말을 하다가 더듬는 일이 많아지기도 한다. 차라리, “엄마가 지금 바빠서 오래 얘기를 들어 줄 수 없는데, 잠깐 할래? 아니면 나중에 할까?”하며 선택권을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른들과 대화 중 자연스럽게 끼어들기 어렵기 때문에 대화 순서에 의도적으로 아이의 순서를 넣어주면 편안하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부모가 아동과 함께 대화할 때 부드러운 음성으로 천천히 말하는 것은 아동에게 모델링되어 적절한 숨과 말하기 속도를 조절하며 결국 유창한 발화를 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글 | 김향숙 (동국대학교 이학박사, 아동발달전문가, 부모교육전문가)
에디터|EK(주)_월간유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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