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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
유아기에 남의 것을 훔치는 행동은 충동장애의 일종으로 연령별로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 유아들은 남의 물건과 나의 물건에 대한 소유 개념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죄의식이 없는 시기이나, 이를 방치하고 행동수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습관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습관적 행동이 병적 도벽이 되지 않게 원인을 살피고,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인 도벽은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일과성 비행이다. 아동의 도벽은 흔히 호기심에서 시작되지만 반복되면 습관화되기 쉽다.
3, 4세 유아들의 경우는 남의 물건과 자신의 물건에 대한 소유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남의 물건을 자기의 것이라고 우기거나, 함부로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는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해서 원하는 것을 무조건 가지고 싶어 하며, 주인 몰래 물건을 가져 온 후에도 죄의식이 없다. 물건을 훔친다는 개념 자체가 없으므로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소유의 개념을 심어 주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아이가 남의 물건을 말없이 가져왔다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아이와 함께 상대방에게 돌려주거나, 그럴 상황이 안 된다면 부모가 돌려주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남의 물건을 갖고 싶다면 ‘이거 가져도 돼요?’라고 물은 뒤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5, 6세의 경우 어느 정도 소유개념이 생기기 때문이 남의 물건을 말없이 가져오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만약 아이가 남의 물건을 가져온다면, 원인 파악은 물론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유아기에 나타나는 도벽은 일반적으로 정서적인 부분과 관련이 있다. 혹시 아이가 욕구불만이나 애정결핍에 대한 문제가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부모가 물건을 구입하는데 너무 엄격하거나 거부적이지는 않은지도 살펴봐야한다. 초등학교 시기는 도덕성이 거의 완성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물건을 훔치는 행위는 나쁜 행동이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훔친 사실을 숨기거나, 은밀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기의 도벽은 학습부진이나 주의력 결핍, 정서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을 경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도벽은 다른 비행과 연결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초기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며,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 속담에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유아기 나타날 수 있는 훔치는 행동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모든 훔치는 행동이 병적 도벽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도벽은 진단적으로는 DSM-5에서 병적 도벽으로 설명하고 있다. 병적 도벽의 경우 어떤 생각 없이 이루어지는 충동장애의 일종으로, 훔치고 싶다는 충동 표현이 방해받으면 불안이 증가하고 도둑질을 끝낸 후에는 긴장감이 해소되는 것이다.
병적 도벽의 진단기준에 따르면 훔치는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생리적, 심리적으로 긴장이 고조되어야 하고, 훔치는 행동을 하는 동안 쾌감, 만족, 긴장 완화가 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에게 필요치 않고, 금전적인 가치가 없는 물건인데도 훔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할 때 병적 도벽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돈이 될 만한 것을 훔치려고 하거나 자신이 직접 사용하기 위해서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경우는 병적 도벽이라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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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적 도벽(Kleptomania)의 진단기준
1 자신에게 필요하지도 않고, 금전적인 가치도 없는 물건인데도 훔치고 싶은 충동을 억제 하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된다.
2 훔치는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는 긴장이 고조된다.
3 훔치는 행동을 하는 동안 쾌감, 만족, 긴장 완화가 있다.
4 분노나 앙갚음의 표현이 아니며, 망상이나 환청에 의한 것이 아니다.
5 명백한 품행 장애나 조증, 반사회적 인격 장애에 의한것이 아니다.
만약 우리의 아이에게 도벽 행동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부모와 함께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유아들은 혼자 사과하고 돌려주는 행동을 하기 어렵기에 부모가 직접 동행하고 친구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훔친 물건이 망가지거나 이미 사용해 없다면 부모가 그 물건을 사서 돌려주고, 아이는 용돈을 모으거나 심부름 등으로 부모에게 갚도록 하는 것이 좋다.
둘째, 유아의 심리정서적인 부분과 가족관계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아이의 도벽을 알게 되었다면 아이를 혼내고 버릇을 고쳐주기전에 먼저 아이의 생활에는 문제가 없는지, 가족관계, 또래관계 등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훔치는 행동은 부모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잘못된 방식으로 관심끌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불안을 느끼거나 또래집단에서 건전한 친구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유아가 훔치는 행동을 한다면, 부모는 지나치게 야단치지 말고, 자녀가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이후에 다른 사람의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오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참는 힘을 기르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리고 애정 결핍이나 욕구불만으로 인한 도벽의 경우, 부모는 먼저 자신이 다른 자녀들을 편애하지는 않았는지, 무관심하지 않았는지 등 자신의 행동도 돌아보아야 한다.
셋째, 돈 관리를 철저히 하는 본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심부름 후에는 남은 잔돈을 챙기고, 부모 지갑은 아이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둔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아이와 상의하여 용돈을 주고, 아이가 직접 무엇인가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처음에는 매일 단위로 용돈을 주고 용돈 기입장을 쓰도록 하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용돈을 모으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 김향숙 (동국대학교 이학박사, 아동발달전문가, 부모교육전문가)
에디터|EK(주)_월간유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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