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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코딱지
글_ 김인숙 기자
인생을 살아갈수록 내 인생에 코딱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편하고, 걸리적거리는 일이다.
그 코딱지를 빼내기 위해 코를 후벼보지만 그럴수록 안으로 더 들어가기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이 코딱지를 어쩔까. 그로테스크하지만 콧구멍 속에서 코딱지를 키울 수밖에.
언젠가 커지면 스스로 알아서 빠지겠지.
이번 달 50개월 차를 찍은 필자의 딸 아이는 공주 중에서도 상공주다.
바지는 절대 입지 않으며, 바지 입을 일이 있을 때에는
온갖 달콤한 이야기들을 갖다 붙이며 작전을 펼쳐야 한다.
머리띠도 늘 공주 왕관이나 베일이 달린 머리띠를 고집하며,
어린이용 매니큐어나 립스틱도 이미 섭렵.
심히 공주병이 걱정되는 딸자식이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잘 자라지 않는 딸 아이는
본인이 아직 2% 부족한 공주라고 생각되는지
늘 머리카락이 긴 친구들을 부러워하곤 한다.
공주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같이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 중에 머리카락이 긴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부러웠던지 어느 날 내게 이런 소릴했다.
“엄마, 내가 만약 아민이랑 이름을 똑같이 지었으면 머리가 길었을텐데…
나, 나중에 초등학교 가면 아민이라고 이름 바꿀래!”
이름까지 바꾼다는 아이에게 남자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자동차나 로봇,
비행기 등과 같은 물건들은 늘 관심 밖 대상이며, 비흥미유발대상이다.
하지만 엄마, 아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에어쇼를 보러갔다.
상공주의 요청으로 양말과 신발을 커플로 신고 말이다.
하늘 위 비행쇼를 보는 것이라 선글라스가 필수였다.
“민서야, 하늘에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보려면 선글라스를 써야해.
선글라스 가방에 챙겨.”
“왜?” (그래, 왜냐고 물을 줄 알았다. 당연히.)
“응, 하늘이 너무 너무 눈부셔서 오래 쳐다보고 있으면 눈이 아프거든.”
(잠깐 생각을 하더니…)
“그럼, 선글라스도 아프겠다.” (침울…)
선글라스 걱정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블랙이글스가 멋지게 날아다니며 공연을 해도
집에 가자며 징징거리는 17kg 딸아이를 안고 연신 환호를 지르는 엄마와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아빠와의 고된 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글|김인숙 기자
에디터|EK(주)_월간유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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